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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3. 버마 시절 (조지 오웰)
오웰의 소설 중 『1984』와 『동물농장』 다음으로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국이 영국령 버마를 지배하고 버마족의 민족주의 운동을 한창 탄압하던 1930년대에 영국 작가가 이런 글을 써서 출간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당연히 오웰이 제국 경찰로 일했던 시기의 경험이 잔뜩 담겼다. 주인공 존 플로리는 제국주의를 증오하는 자신이 식민지에서 지배 계급으로 살기 때문에 말과 생각이 억압당하는 역설을 고찰한다. 그는 코끼리를 잘못 쏘아 죽인 적도 있다. 그렇다고 플로리가 고귀한 영웅인 것은 전혀 아니며, 오히려 그 정반대에 해당한다. 사실 오웰은 이 소설에 나오는 영국인과 미얀마인 어느 누구도 고귀하게 그리지 않았다.
잘 쉬는 기술 -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휴식법 10가지
단순 자기 개발서 느낌의 제목이지만 휴식에 관한 인문학적인 담론과 연구들이 포함되어있다. 독서 역시 휴식의 10가지 리스트 가운데 하나인데 독서는 휴식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마이 샐린저 이어>, 조애나 라코프
샐린저를 읽어 보았는가? 아마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렇다면 홀든 콜필드와 처음 마주한 순간이 기억나는가? 이전에 접한 그 어떤 것과도 다른 소설, 목소리, 캐릭터, 서술 방식, 세계관이라는 걸 깨닫고 날카로운 숨을 들이마시던 그 순간. 어쩌면 좌절과 분노로 가득 차서 아무도 자신의 복잡한 영혼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확신하던 10대 시절, 그 모든 괴로운 감정의 통로와도 같은 홀든이 당신 곁에 있어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p.292)
샐린저의 글을 읽는 경험은 단편소설을 읽는다는 것보다 샐린저가 우리 귓속에 속삭여 주는 그의 이야기를 듣는 일에 가까웠다. 그가 창조하는 세상이 그 즉시 생생하게 살아나고 어마어마하게 고양되어, 마치 신경 끝을 드러내고 세상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샐린저를 읽는다는 것은 때로는 불편할 만큼 친밀함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행위였다.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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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결국 상실이다. 한때의 어떤 것을 버리거나 잃었을 때 외연은 확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