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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어둠 - 렌조 미키히코

이 소설 직전에 읽은 일본 미스터리가 <어두운 범람>이었는데 둘의 제목이 너무 헷갈린다. <어두운 범람>과 <열린 어둠> 기묘하게 대칭으로 닮았는데 둘 다 뒤돌아서면 제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두운 범람>이 ‘일상’ 느낌이라면 <열린 어둠>은 조금 더 뒤틀렸고 느아르 풍이다. 야쿠자, 형사, 뒷골목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짧지 않은 단편 9개가 실려 있어 팬들에게는 꽤 선물 같은 단편집일 듯.

‘대역’ ‘열린 어둠’ 같은 작품은 무리수를 너무 심하게 두었다. 대체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인지 찾아보게 만들 정도로 작품내에서 과학수사가 무시되고 있다. ‘과거에서 온 목소리’ ‘베이 시티에서 죽다’ 등 절반 정도는 재미있게 읽었고 나머지 절반은 다소 실망스럽다. 

 


열린 어둠
열린 어둠
812. 이제 나가서 사람 좀 만나려고요 (제시카 팬)

내향인인 저자는 1년 동안 외향적으로 살아보려는 노력을 제대로 한다.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즉흥 연기 수업을 듣고, 데이팅 앱으로 사람을 만나고,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고, 디너파티를 주최한다. 그 좌충우돌 과정에서 느낀 점, 주변 사람들의 반응, 자신의 달라진 점을 상세히 적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그리고 유머 감각이 무척 뛰어나다.

이제 나가서 사람 좀 만나려고요 - 어느 내향인의 집 나간 외향성을 찾아서
이제 나가서 사람 좀 만나려고요 - 어느 내향인의 집 나간 외향성을 찾아서
811. 자기계발 수업 (안나 카타리나 샤프너)

단순히 자기계발의 역사를 훑거나 현대 자조론의 우스꽝스러운 면을 놀리는 책이 아니다. 좋은 삶을 향한 탐구가 수천 년 동안 낸 답안과, 그 의지를 변질시키는 상업 논리의 허점을 정리한다. ‘현대 사회에서 고상한 욕구가 왜 그토록 푸대접 받고 저질스러운 응답만 얻는가’라는 질문은 분명 던져볼 만한 가치가 있다.

자기계발 수업 - 인류의 성장 열망이 이끌어낸 열 가지 핵심 주제
자기계발 수업 - 인류의 성장 열망이 이끌어낸 열 가지 핵심 주제
23-062 | 엘리자베스 개스켈, 고딕 이야기

은행나무 (231120~231126)


❝ 별점: ★★★★

❝ 한줄평: 섬뜩하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고딕!

❝ 키워드: #고딕 | 실종, 추적 | 사랑, 파멸 | 살인, 죄악 | 저주, 참회 | 예언, 운명 | 꿈, 환상

❝ 추천: 현실과 환상 사이의 공포를 사랑하는 사람


❝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고딕 문학의 고전 ❞

/ 출판사 소개


📝 (23/11/26) 은행나무 브릭스 북클럽을 마치고 선물 받았던 책 『고딕 이야기』를 이제야 읽게 되었다. 대학교 때 고딕 소설을 읽는 수업을 들었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으스스하고 황량한, 그러나 풍부한 배경 묘사는 내 마음을 사로잡아 고딕소설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소설집 제목이 ‘고딕 이야기’라서 망설임 없이 고른 책인데 가을, 겨울 분위기가 나는 단편들이 많아서 지금 읽기 딱 좋단 생각을 했다.


✦ 다른 사람이 플레이하는 공포 게임 영상을 즐겨 보고, 인터넷의 괴담 이야기를 읽거나 영상을 보는 게 재미있다. 소설은 그런 콘텐츠들과 또 다른 재미가 있다. 현대 공포 소설도 좋지만, 내가 경험해 본 적 없는 오랜 과거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고딕 소설은 참 매력적이다.


✦ 옮긴이의 말에서 ‘문학에서 고딕은 초자연적 현상과 같은 경이로움, 떠도는 유령의 두려움, 현재를 엄습하는 과거의 공포를 이야기한다.’(p.360)고 말한 것처럼, 개스켈의 소설에서는 유령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일상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공포,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섬뜩함, 현재를 불안하게 하는 과거의 압박감 등을 다루고 있다.


✦ 유령이나 귀신보다 사람이 무서운 나는, 이번 소설집을 읽으면서도 인간의 잔인함과 끔찍함이 더 무서웠다. ‘저주’를 다룬 두 단편 「빈자 클라라 수녀회」와 「그리피스 가문의 저주」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두 단편은 무서우면서도 쓸쓸하게 슬퍼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올여름에 고딕 소설을 잔뜩 샀었지만 읽지 못하고 책장 한 구석에 밀어두었었는데, 이번 소설집을 읽으니 내년 여름에는 꼭 고딕 소설들을 챙겨 휴가를 가야겠단 생각을 했다. 


(*은행나무 브릭스 북클럽 종료 후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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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이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 다시 한번 말하자면 나는 형사 경찰의 시대에 사는 것에 감사한다. 내가 살해당하거나 중혼을 한다면, 어떤 경우든 내 친구들은 어렵지 않게 그 일에 대해 전부 알게 될 것이다.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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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보모 이야기」

: 사랑이 대체 뭐길래······


| 더더욱 몸서리쳤던 것은 그 지독한 날씨의 고요함 속에서, 그 아이 유령이 온 힘을 다하고 있음에도 그 작은 손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고, 울부짖고 울고 하는 것이 보임에도 어떤 희미한 소리도 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을 때였다. (p.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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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주 이야기」

: ‘범죄를 저지르는 꿈’은 진짜였을까 아니었을까


| “끔찍한, 끔찍한 살인이었어요! 그 살인자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군요. 난 붉게 달아오른 저 불의 중심이 마음에 들어요. 봐요, 얼마나 까마득하게 멀어 보이는지. 그리고 그 먼 거리가 어떻게 저것을 무시무시한, 꺼버릴 수 없는 무언가로 만드는지.” (p.8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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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 클라라 수녀회」 ⛤

: 저주와 참회, 그리고 속죄


| “하지만 제가 어쩌겠습니까? 우리는 하느님을 제외하고는 모두에게 버림받았습니다. 하느님조차 기이하고 사악한 힘이 우리를 괴롭히는 것을 허락하고 있으니 제가 어쩌겠습니까! 어디까지 가야 끝이 난단 말입니까?”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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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피스 가문의 저주」 ⛤

: 예언을 거스르려는 노력, 운명의 힘은?


| “나는 그대에게 살아가라는 저주를 내린다. 나는 안다, 그대가 차라리 죽기를 기도하게 되리라는 것을.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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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나뭇가지」 ⛤

: 인륜보다 못한 천륜


| “세상에 돈 같은 게 없었으면 좋겠어. 그랬다면 당신이 이렇게 되지 않았겠지. (...)”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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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다, 사실인지」

: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몽환적인 하룻밤


| 저는 넓은 계단 양쪽으로 펼쳐진 비어 있는 커다란 회랑에서 웅장하게 밀려드는 웅얼거림을 (마치 먼 바다에서 물결이 밀려나고 또 밀려들기를 영원히 반복하는 그 쉼 없는 소리를) 들은 것만 같았고, 우리 위 어둠 속에 희미하게 그 소리를 인지하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마치 수 세대에 결친 목소리가 침묵하는 허공에서 메아리치다 물러가고 있는 듯했습니다. (p.336-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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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다가도 불현듯 느끼는 불안과 섬뜩한 공포를 인간 내면에 대한 통찰과 함께 풀어가는 개스켈의 19세기 고딕 이야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익숙하게 다가와 가슴 깊은 곳을 휘저을 것이다. 에세, to be, 인간이 존재하는 한 느낄 수밖에 없는 근원적 두려움을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옮긴이의 말, p.362-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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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 이야기
고딕 이야기
23-061 | 오야마 세이이치로, 붉은 박물관

리드비 (231123~231124)


❝ 별점: ★★★★

❝ 한줄평: 예상을 넘어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는 사건의 진상

❝ 키워드: 범죄 | 살인사건 | 증거품 | 서류 | 재수사 | 진상 | 미스터리 | 추리 | 반전 | 경찰

❝ 추천: 예측을 뛰어넘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


❝ “나는 이 '붉은 박물관'이 법망을 피해 도망치는 범인을 막아 내는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한다.” (p.51) ❞


❝ “사건의 진상이 뭐든지 간에 그것을 밝혀내는 것이 경찰관의 사명이니까요.” (p.99) ❞


🏢 첫 문장: 데라다 사토시는 녹슨 철문 앞에서 깊디깊은 한숨을 쉬었다. (p.9)


📝 (23/11/25) 청년서가와 리드비가 함께 한 기대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감사하게도 『붉은 박물관』 도서를 제공받았다. 카드 뉴스가 매우 흥미로워서 눈길이 갔던 책이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읽게 된 일본 미스터리라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몇몇 미스터리들은 중간쯤 읽다 보면 대충 범인을 때려 맞추곤 했는데 이번에는 읽으면서 나의 예상이 한 번 빼고 모두 빗나가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예상을 넘어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는 사건의 진상’이란 한 줄 평을 쓴 것도 정말 사건의 진상들이 상상 그 이상으로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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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경시청 부속 범죄 자료관 ‘붉은 박물관’은 일정 기간이 지난 사건의 증거품과 수사 서류가 모이는 곳이다. 천재적인 고위직 경찰 커리어지만, 의사소통 능력은 거의 제로인 관장 히이로 사에코와 수사 과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저질러 수사 1과에서 좌천된 조수 데라다 사토시 콤비는 증거품과 수사 서류를 데이터베이스화하며 수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재수사를 진행한다. 박물관의 수위 오쓰카 게이지로, 미화원 나카가와 기미코가 나오는 장면도소소한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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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에코가 재수사를 지시하면 사토시는 사건 관련 인물을 만나며 사건 당시의 일을 묻기도 하고 사에코가 물어보라고 한 것을 질문하기도 하며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정보를 얻는다. 그래서 사토시와 함께 단서를 얻어 사건을 추리해나간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욱 재미있었다. 그래서 나름 메모를 하며 열심히 추리해 보았지만 사에코의 번뜩이고 천재적인 추리의 반의 반의 반도 따라가지 못했다. ㅋㅋ 다섯 개의 사건 중에서 나는 <죽음이 공범자를 갈라놓을 때까지>와 <죽음에 이르는 질문>이 특히 충격적이고 재미있었다. 제목을 잘 생각하면서 읽는다면 아마 추리하다가 정답에 도달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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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의 진상이 뭐든지 간에 그것을 밝혀내는 것이 경찰관의 사명’이라는 사토시와 붉은 박물관이 ‘법망을 피해 도망치는 범인을 막아 내는 최후의 보루’라는 사에코. 증거품과 수사 자료를 살펴 재수사를 지시하고, 사토시가 수집해 온 추가정보들을 바탕으로 번뜩이는 추리를 해서 사건의 진상에 도달하는 사에코. 사에코도 인정한 기억력과 관찰력을 바탕으로 착실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보고하는 사토시. 둘의 조합이 기가 막히다. 탐정물보다 이런 콤비물이 더 내 취향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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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는 사건의 진상이 궁금하다면, 예측을 뛰어넘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을 재미있고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읽으면서 히이로 사에코의 외모 언급이 꽤 많아서 ‘꼭 필요한 이야기인가’ 의문이 들었는데 생각해 보니 작가님이라면 이 정보도 괜히 언급한 게 아닐지도...? 후속작 『기억 속의 유괴』가 지금 예약판매 중이던데 출시되면 이 작품도 꼭 읽어봐야겠다! 책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청년서가와 리드비가 함께 한 기대평 이벤트 당첨자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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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박물관
붉은 박물관
자전적 소설이 아니라고 함

조금 놀라운 사실을 알게됐다.


내 인생책으로 손꼽았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저자가 사실은 KKK의 행동대장이었고 위 소설은 자전적 소설이 아니라 신분세탁을 위한 소설이었다는 거다.


알라딘 리뷰보고 위키피디아보고 뉴욕타임즈에서도 기사를 찾았다.

https://www.nytimes.com/1991/10/04/opinion/the-transformation-of-a-klansman.html


이제 30대 중반쯤 되니까 "니가 감동받은거 가짜였어!" 라는 사실을 알게돼도 조금 놀라울 뿐 큰 충격은 없다. 이렇게 으른이 되어가는건가.


어렸을 때 감동받았던건 사실인데 이 책을 인생책에서 삭제해야할지 고민된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슈퍼노멀 - 폭발적 성과를 만드는 평범한 사람들

업계에 물의를 일으키고 은퇴한 줄 알았던 주언규가 자기 개발서를 냈다. 인류학자에 따르면 스토리는 인간의 변명으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조잡한 변명을 적당한 자기 개발서로 각색.

슈퍼노멀 - 폭발적 성과를 만드는 평범한 사람들
슈퍼노멀 - 폭발적 성과를 만드는 평범한 사람들
23-060 | 다와다 요코, 목욕탕

책읽는수요일 (231123~231123)


❝ 별점: ★★★★

❝ 한줄평: 삶과 죽음, 그 사이 무수한 경계를 유영하는 정체성

❝ 키워드: 물고기 | 비늘 | 몸 | 소통 | ‘나’ | 이름 | 말 | 사랑 | 삶과 죽음 | 지구 | 경계 | 정체성

❝ 추천: 다와다 요코의 세계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


❝ 결국 이 모든 변화와 변모는 정체성의 유동성을 가리키고 그 끝은 바로 죽음이다. (p.114) ❞

/ 옮긴이 해제 | 경계의 안팎으로 사유하는 이야기


🫧 첫 문장: 인간의 몸은 팔십 퍼센트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p.7)


📝 (23/11/23) 읻다 넘나리 서포터즈 두 번째 도서 서평 제출 후 우수 참여자 중 한 명으로 뽑혀 편집자 김소띠 님의 최애책을 한 권 선물 받았다. 바로 다와다 요코의 『목욕탕』! 은행나무 에세 시리즈에서 『지구에 아로새겨진』과 『별에 어른거리는』으로 이름을 알게 된 작가인데 아직 작품을 읽어보진 않았었다. 다와다 요코의 소설 중 편집자님이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하셔서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길래 궁금한 마음에 세 번째 서평을 제출하고 바로 이 책을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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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기 전에 왜 제목이 ‘목욕탕’일까 궁금했는데, 다 읽고 나서도 제목의 의미가 확 와닿지는 않았다. ‘욕조’가 있는 공간이어서? 독일어 'bad'의 뜻이 ‘목욕’, ‘목욕물’도 있던데 내가 모르는 언어라 번역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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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늘 있는 여자’라는 설정에서 구병모 작가의 『아가미』가 잠깐 떠오르기도 했는데,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이 좀 더 내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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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문장과 후반부의 문장이 오버랩되며 인간의 유동성이 지구의 유동성으로 확장되는 부분에서는 전율이 일었다.


| 인간의 몸은 팔십 퍼센트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거울 속에 매일 아침 다른 얼굴이 비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이마와 뺨의 피부는 매 순간 그 아래에서 흐르는 물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늪의 진창과 그 위에 발자국을 남기는 인간의 움직임처럼 변한다. (p.7)


| 지구는 칠십 퍼센트가 물로 뒤덮여 있다고들 한다. 그래서 지구 표면이 매일 다른 모양을 보여주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지하수는 아래에서 지구를 움직이고 바다의 파도들은 해변을 갉아먹고 위에서는 사람들이 암석을 파괴하고 계곡에다가 논을 만들고 바다를 둘러싼다.

 그렇게 지구의 모양이 변해간다.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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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 죽음, 그 사이의 끊임없는 정체성의 유동성에 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화자와 크산더, 호텔에서 만난 지하실의 여자 모두 계속해서 이전의 정체성에서 새로운 정체성으로 넘어가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 마지막에 ‘나는 투명한 관이다.’(p.101)라고 말하는 부분은 우리가 죽음으로 가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 “사람들이 죽으면 더는 괴로워할 일이 없다는 말은 틀린 거예요. 사람들은 죽으면 더욱더 동경하는 게 많아져요.”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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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와 말, 소통에 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통역을 하러 간 자리에서 통역자인 ‘나’가 없이는 서로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크산더에게 독일어를 배우며 그와 사랑에 빠진 ‘나’. 혀를 잃어 말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나‘의 정체성은 흔들리게 되고,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말을 잃게 되자 진짜 자아를 찾아 나서게 된다. 다와다 요코의 많은 작품들이 ‘외국어에서 모국어로 역행하는 과정을 통해 언어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해체하고 탈경계적 글쓰기를 지향’(출판사 서평)한다고 설명되어 있었는데 이 부분이 흥미로워서 작품들을 더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말을 가르쳐준 사람에게 나는 그 자리에서 사랑에 빠진다. 크산더가 내 앞에서 해주는 말들을 반복하는 동안 내 혀는 그의 소유로 넘어갔다.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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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보다 더 내 취향이었던 다와다 요코의 작품! 김소띠 님 다시 한번 책 선물 감사합니다💗 이렇게 책을 통해 다른 좋은 책을 만날 때면 정말 책 사이를 유영하는 한 마리 물고기가 되고 싶은 심정... 🫧


(*읻다 넘나리 서포터즈에서 우수 참여자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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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목욕탕
전쟁의 기술 - 승리하는 비즈니스와 인생을 위한 33가지 전략

로버트 그린의 책은 러닝머신에서 오디오 북으로 들으면 재밌다. 전쟁의 기술은 언젠가 책으로 읽은 거 같은데 윌라 오디오 북에 새롭게 등록이 되었길래 다시 듣고 있다. 읽었던 내용이지만 기억이 안 난다.


새삼스럽지만 볼테르는 말을 참 잘한다.


"우리가 성공할 때는 칼날 바로 끝에서 성공하며 우리가 죽을 땐 손에 든 그 무기로 죽는다."


전쟁의 기술 - 승리하는 비즈니스와 인생을 위한 33가지 전략
전쟁의 기술 - 승리하는 비즈니스와 인생을 위한 33가지 전략
출판사 레모에게 받은 세번째 책

후기를 쓸 것인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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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골목을 광장으로 만드는 법" 떠오르는 책을 추천해주세요!
[성북구립도서관] 2024년 성북구 비문학 한 책을 추천해주세요. (~5/12)
<장르살롱>이 시즌2로 돌아왔다!
[책 증정] [박소해의 장르살롱] 14. 차무진의 네 가지 얼굴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꿈꾸는 [김영사] 북클럽
[김영사/책증정] 천만 직장인의 멘토 신수정의 <커넥팅>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편집자와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편집자와 함께 읽기★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개정증보판》[김영사/책증정]우리...이 정도면 착한가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 읽기[김영사/책증정] 투명 고릴라 실험, <보이지 않는 고릴라> 함께 읽어요!
이 계절 그리고 지난 계절에 주목할 만한 장편소설 with 6인의 평론가들
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네 번째 계절 #1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세 번째 계절 #1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세 번째 계절 #2
믿음직한 모임지기 '북카페안온'과 함께하는 독서 모임
[안온지기와 함께 읽기] 욘 포세 <아침 그리고 저녁> , <샤이닝> [함께읽기]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벌거벗은 세계사 정주행!불멸의 디스토피아 고전 명작, 1984 함께 읽기[창원 안온] <숨은 시스템> 함께 읽기<개소리에 대하여> 함께 읽기하루키가 어렵다면!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함께 읽기
윤석헌 번역가와 함께 읽는 프랑스 문학
[책나눔] 여성살해,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 필리프 베송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레모]이렌 네미롭스키 <6월의 폭풍> 출간 기념 함께 읽기<번역가의 인생책> 윤석헌 번역가와 [젊은 남자] 함께 읽기
그냥 책 모임 No! 영화, 수학에 이어 기록까지! 그믐인 도리님의 모임들
나를 발견하는 독서기록법, <하루의 책상> 같이 읽어요.문학편식쟁이의 수학공부! 50일 수학(상) 함께 풀어요.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함께 이야기 나눠요
딱 하루, 24시간만 열리는 모임
[온라인 번개] ‘책의 날’이 4월 23일인 이유! 이 사람들 이야기해 봐요![온라인 번개] 2회 도서관의 날 기념 도서관 수다
🌸 봄에 어울리는 화사한 표지의 책 3
[책증정/굿즈] 소설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을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블라섬 셰어하우스 같이 읽어 주세요최하나 작가와 <반짝반짝 샛별야학>을 함께 읽어요.
👩‍🔬우리가 그냥 지나쳤던 여성 과학자 이야기
[책증정/굿즈] 소설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을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STARMAN의 반짝반짝 문장수집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개정증보판원미동 사람들GO여행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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