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사진 기자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자가 쉽고 맛깔나게 푼 사진 이야기. 우리 시대 사진이란 하나의 언어이며, 제대로 읽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맥락에서 심령사진, 누드사진, 셀카, 사진 포즈, 권력자의 사진이 말하거나 거기에 담긴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설명한다.
오늘은 어제가 되고 내일은 오늘이 된다.
오늘과 내일이라고 할 때는 시간의 간격이 길지 않게 느껴지는데 올해와 내년이라고 하면 시간의 간격이 멀어지는 느낌이다.
12월 30일에서 12월 31일이라고 할 때와 12월 31일에서 1월 1일이라고 하면 더더욱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것 같다.
3분 후면 12월 31일이 되는데, 그 다음날은 내년이다.
어릴 때는 12월 31일에 큰 다짐을 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다짐이 적어지고 지긋지긋한 올해가 빨리 가버렸으면 하게 되었다.
살아온 날들보다 어쩌면 살아갈 날들이 적어진 나이.
그래서 내일은 좀 큰 다짐도 해보며 1월 1일을 맞이해보고 싶어진다.
새해의 해돋이를 보겠다며 부지런을 떨고 먼 길을 간 적은 없지만 2024년은 좀 다르게 맞이하고 싶어진다.
며칠 차이로 내년을 보지 못하고 떠나버린 누군가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이제 내일이면 1월 1일이다.
누군가는 맞이하지 못한 2024년을 허투루 맞이하지 않고 야무지게 맞이하고 다시 어린 마음의 두근거림을 가져보려 한다.
모두 2023년 마지막 날 은 평안하기를…
수고한 나, 그리고 당신,
24년으로 훌쩍 잘 뛰어넘기를!
다섯 편이 다 어쩌면 이렇게 여운이 남을까. 요코야마 히데오의 소설은 모두 정말 현실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취재도 많이 하는 것 같고, 건조한 문체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인물들의 마음속 울렁거림을 기가 막히게 잘 잡아내서이기도 한 것 같다.
책 앞머리에 적힌 수많은 추천사들처럼 나도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재미있었다.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했고. 다중우주들 사이를 돌아다니게 하는 기계나 그 사용법은 썩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결말의 해결책은 생각해보면 여러 캐릭터들에게 참 무섭고 잔인한 방법인 것 같기도 하다.
692 페이지의 <64>, 480 페이지의 <빛의 현관>등 굵직한 작품들을 쓴 요코야마 히데오.
과연 그의 단편은 어떨까?
<진상>은 총 5개의 짧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작품집이다. 이야기마다 배경이 다르고 재미가 다르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자신만의 결함, 비밀, 치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비슷하다.
마지막 작품 <꽃다발 바다>의 여운이 길다. 작가는 60페이지짜리 단편에도 얼마든지 풍성한 플롯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자신감 있게 보여준다.
한 해 동안 다들 고생 차암 많으셨습니다.
뇌과학자가 쓴 로마 이야기. 로마의 구조적 한계를 짚는 부분은 그렇구나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로마의 몰락에 현대 선진국들에서 벌어지는 민주주의의 퇴행 분위기를 겹쳐보는 대목들에서는 그렇지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로마는 멸망 순간까지 자신들이 왜 망하는지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산더미처럼 쌓인 양말 짝을 맞춰라’, ‘장보기 횟수를 최소한으로 줄여라’ 같은 챕터 제목들이 눈에 띈다. 내용은 컴퓨터 알고리즘의 원리를 소개하며 일상생활의 선택에도 적용하게끔 도움을 주기보다는, 반대로 일상의 예시를 통해 컴퓨터 알고리즘을 설명하려는 쪽에 가깝다. 그래도 사례들이 귀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