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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이 전쟁에는 인간을 악마로 만드는 성질이 있어. 나는 그걸 말하고 싶었어."

p.403

"전쟁이 끝난 뒤에, 저격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존재입니까?"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라. 아니면 취미를 가져라. 삶의 보람이 되어주는 것을."

p.410~411


"전쟁이 끝난 뒤, 그동안 조국에 있던 인적자원을 극단적으로 소모하며 인원이란 인원을 모조리 동원했던 붉은 군대는 수많은 병사의 직위를 빠르게 해제하고 원래 일자리로 돌려보냈다. 그 말인즉슨 사람을 죽이는 기술을 익혀 주저하지 않고 적을 죽이는 훈련을 받았고, 실제로 적군을 죽였고, 아군의 죽음을 지켜보며 학살을 목격했거나 학살자가 되어 이 세상의 모든 지옥을 체험했던 수많은 병사가 일상에 맨몸으로 내던져졌다는 의미였다.

죽을 걱정이 없고, 죽일 계획을 세우지 않고, 명령 하나에 따라 무심하게 살육에 몰두할 일이 없는, '일상'이라는 어려운 삶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많은 자가 마음의 균형을 잃었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병사들은 자신의 정신이 강해진 것이 아니라 전장이라는 비틀어진 공간에 최적화되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훨씬 평화로워야 할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는 자신과 마주하면서 깨달았다."

p.522~523.

"세계는 이렇게 넓은데 소련만 유일하게 전선에 나서는 여성 병사를 길러낸 이유가 무엇인지 여전히 명쾌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답이 무엇이든 종전과 함께 여성 병사가 쓸모없어진 것은 사실이었다."

p.523

"마치 교환 조건이 성립된 것과 같았다. 소련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저지른 독일 국방군과 독일인에게 폭력을 저지른 소련군은 사이좋게 입을 다물고 서로를 탓하지 않았다.

기분 좋은 영웅적 이야기. 아름다운 조국의 이야기. 참혹하고 비극적인 이야기. 무자비한 독재의 이야기. 그것은 독일에서도 소련에서도, 남자들의 이야기였다. 이야기 속의 병사는 반드시 남자의 모습이었다."

p.532




"세라피마가 전쟁에서 배운 것은 800미터 너머의 적을 쏘는 기술도, 전장에서 갖게 되는 인간의 처절한 심리도, 고문을 견디는 법도, 적과의 힘겨루기도 아니다. 생명의 의미였다. 잃은 생명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대체할 생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배운 것이 있다면 그저 이 솔직한 진실. 오로지 이것만을 배웠다."

p.534~535




전쟁은 예고 없이 치러지며 전쟁으로 우리는 많은 걸 잃게 된다. 안정적으로 쌓아둔 모습들이 변형되고 살기 위해 검은 재에 휩쓸린다. 그러다가 평화가 찾아오면 전쟁을 그리워하는 사람으로 둔갑하여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유령이 된다. 그러한 모습을 보여준 소설이었다.

전쟁이란, 부모의 싸움일 수도 있고, 이권 앞에서 다투는 정치인들이 될 수도 있다. 그러한 가운데 희생되는 생명들은 자신이 죄를 짓지도 안았으면서도 용서를 구하며 살기 위해 손을 뻗는다. 지금도 세계는 곳곳에서 전쟁을 벌이는 주체는 어떠한 생명도 존중하지 않는 일그러진 영웅의 모습으로 둔갑하고 있다.

전쟁이
전쟁이
23-047 | 임선우, 초록은 어디에나

자음과모음 (e-book, 231020~231022)


❝ 별점: ★★★★

❝ 한줄평: 파랑의 슬픔에서 초록의 슬픔으로 나아가기

❝ 키워드: 상처, 위로, 치유 | 슬픔, 전염, 이해 | 상실, 기적, 이별

❝ 추천: 슬픔의 색채를 느껴보고 싶은 사람


❝ 나에게 초록은 따뜻한 슬픔의 색. 차고 단단한 파랑의 슬픔에 노란빛이 한 줄기 섞인 푸르름. ❞

/ 에세이 | 초록은 어디에나


📝 (23/10/22) 얼마 전 『유령의 마음으로』를 읽으며 임선우 작가님의 두 번째 소설집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해 바로 찾아 읽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유령의 마음으로』 수록작들만큼 작품들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거기에 작가의 에세이와 박혜진 문학평론가의 해설이 실려 있는 게 독서를 더욱 풍성하게 해 준 것 같아 좋았다.


  세 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슬픔의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슬픔의 공동체’에 속해 있다. ‘만남은 우리 삶의 통로이자 출구다.’라는 박혜진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인연인지, 우연인지, 아니면 기적일지도 모를 만남을 통해 인물들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변화를 맞이하게 되며, 어쩌면 출구가 될지도 모르는 새로운 통로로 들어가게 된다.


  ‘차고 단단한 파랑의 슬픔에 노란빛이 한 줄기 섞인 따뜻한 슬픔의 색’이라는 초록. 슬픔이 차갑다고만 생각했는데, 이 세 편의 이야기는 슬픔을 나누고 서로의 온기에 위로를 받으며 ‘혹이 말랑말랑해지고’, ‘새파랗고 단단한 돌이 녹으며’, ‘내리던 눈이 그치는’ 것처럼 슬픔도 따뜻한 초록의 빛깔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임선우가 그려내는 너무나 비현실적인 상황도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인물들은 때론 안타까우면서도 사랑스럽다. 한 걸음씩,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슬픔에서도 그만큼 훌쩍 멀어질 수 있기를, 새로운 통로를 찾아 출구로 나올 수 있기를. 마음을 다해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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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고래가 있는 방」 ⛤

: 초록 고래와 단봉낙타의 비밀스러운 만남과 위로


| 계속 걸어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면요? 조용히 얘기를 듣던 내가 물었다. 그러면 죽게 되겠죠. 예의 그 덤덤한 투로 유미씨가 대답했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최대한 물에 가까워지게 걷는 거죠. (...)

  한 걸음씩 걷다 보면 상처로부터 훌쩍 멀어져 있을 때가 있어요. 이것은 유미 씨의 말. 그 말이 정말일까. 정말이라면 유미 씨와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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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 깊은 밤, 푸른 돌」

: 만약 슬픔이 손에 만져지는 푸른 돌이라면


| 마룻바닥에 남은 동그랗고 옅은 화분의 테. 그것을 가만 들여다보고 있자 오한이 났다. 나는 재빨리 손으로 입을 막은 다음 허리를 앞으로 숙였다. 평소보다 강하게 목구멍이 조여왔고, 몇 번의 구역질 끝에 나는 손바닥 위로 돌 한 덩이를 토해냈다. 갓 태어난 슬픔은 언제나 그렇듯 차갑고도 새파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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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 눈이 내렸어」

: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기적 같은 만남, 그리고 헤어짐


| 우리는 사마귀 무덤 앞에 오랫동안 서 있었다. 작고 평평한 무덤 앞에서 영하 언니는 나에게 좋은 것들은 왜 금방 끝나버리는 걸까, 하고 물었다. 언니에게 좋은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나는 언니가 나에게 너무나 좋은 것이어서, 그래서 금방 끝나버렸다는 말을 끝까지 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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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은 어디에나
초록은 어디에나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아트북

전편을 떠올렸을 때 후속편의 스펙타클은 예측 가능했던 부분이지만 이 정도로 밀도 높은 내러티브를 구성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CG로 뒤덮인 블록버스터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경계가 모호한 이 즈음 애니메이션만이 할 수 있는 서사와 스펙타클을 담아냄.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아트북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아트북
콜드 스타트 - 앤드루 첸

커뮤니티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 대화를 하고 창작물을 올리며 소통하는 곳이다. 하지만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처음부터 사람들이 저절로 모이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이 모여야 무엇인가가 나온다. 무언가가 있어야 사람들이 모인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잇는 희대의 난제. 이를 '콜드 스타트' 프로블럼이라고 부른다.



내가 유튜브 이야기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은 모든 네트워크 상품이 가야 하는 여정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조직이 거의 필요하지 않았지만 네트워크가 커가면서 (처음에는 편집자, 중재자,사용자),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의해 갈수록 만은 구조가 적용되었다. 초기의 반복 작업은 정교하지 않았다. 단지 어떻게든 마무리는 했을 뿐이다. 알고리즘은 나중에 나왔다. 심지어 몇 년이 지난 후에 나왔다. 네트워크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일상적인 싸움이다.
p. 414
콜드 스타트
콜드 스타트
마법은 없었다

mRNA 코로나 백신의 부작용을 기술한 책. 2022년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관련한 연구 논문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mRNA 방식의 백신이 이 정도로 위험한 건가 싶었다. 절반 이상 읽다가 번역자를 확인했는데 안티 백서로 유명한 목수정 씨라 급 텐션 하락.

마법은 없었다
마법은 없었다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결심의 메카니즘에 관한 다양한 철학적인 테마를 다루고 있다. 결심에 관한 고민을 소개하면서 2020년 미국을 등지고 이스라엘에 이민하게 되기까지의 여정이 예시로 서술되는데 이스라엘을 둘러싼 중동 전쟁이 발발한 이즈음 어떤 생각일 지가 궁금해졌다. 트위터를 들어가보니 잘 견디고 있는 듯.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100년 체력을 위한 달리기 처방전: 천천히 달리기의 과학

고속 러닝보다 젖산이 분비되기 직전까지의 저속 러닝의 장점들을 기술한다. 전체적인 소감은 운동을 포기하고 사는 것보다는 느리게라도 러닝하는 게 낫다 정도. 운동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가이드 정도는 되는 듯.

100년 체력을 위한 달리기 처방전: 천천히 달리기의 과학
100년 체력을 위한 달리기 처방전: 천천히 달리기의 과학
760. 은하철도의 밤 (미야자와 켄지)

 참 이상한 동화다. 은하철도를 타는 과정도 그렇고, 은하철도에서 겪는 일들도 그렇고, 결말도 그렇고. 슬픈 꿈을 꾸고 나서 슬픈 소식을 듣는데, 주변 사람들이 그걸 알고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실제 이 책의 내용도 그러하다. 평범하지 않았던 작가의 삶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이 든다.

은하철도의 밤
은하철도의 밤
759. 안녕, 드뷔시 전주곡 (나카야마 시치리)

 기즈키 겐타로 할아버지가 주인공이며, 그가 어떻게 하반신 장애을 겪게 됐는지, 미사키 요스케와 어떻게 만났는지가 나온다. 시즈카 할머니는 나오지 않는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2020년에 매달 책을 한 권씩 쓰는 프로젝트에 도전해서 성공했다는데, 그저 부러울 따름.

안녕, 드뷔시 전주곡(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외전)
안녕, 드뷔시 전주곡(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외전)
징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징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는 출판사 사계절에서 2005.02에 출간되었다. 그리고 2017년에 ‘책과 함께’ 라는 출판사에서 『징기스칸, 신앞에 평등한 제국을 꿈꾸다』라는 제목으로 다시 나왔다. 원제목은 “Genghis Khan and the Making of the Modenrn World”. 각각의 번역판에서 입 맛대로 갖다 붙인 부제목이 흥미롭다. 사계절은 '잠든 유럽', 책과함께는 '신앞에 평등'이라는 修辭(수사)를 선택했다. 하지만, 저자는 몽고제국에 진정한 의미에서 '近代(근대)의 萌芽(맹아)'와 같은 역사적 위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아무튼, 근대의 형성이라는 맥락 안에 그 모든 副題(부제)들은 수용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 잭 웨더포드는 국내에서 경제학자라 소개하기도 하는데 정확히는 미네소타에 있는 Macalester College에서 문화인류학 교수였다고 위키피디아가 소개한다.


이 책은 주로 ‘元朝秘史(또는 몽고비사)’라고 하는 1차 사료를 바탕으로 몽골의 러시아, 폴란드 등 유럽인들의 연대기 등을 참고로 쓰여진 것처럼 보인다.


지난 번 오카모토 타카시의 ‘중국 근대사’를 읽으면서 중국 元代(원대)의 역사가 동아시아사와 세계사를 연결하는데 아주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하지 않았나 하는 추론을 했었다. 이제 두 권의 책을 읽고 나니 주원장이 건국한 明(명)은 元(원)의 통치에 대한 역사적 반작용이었다는 史實(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다. 또 오카모토 타카시는 淸(청)의 건국 세력이 滿漢聯合(만한연합) 武將商業集團(무장상업집단)이었다고 한다. 중국사를 왜 농경사회와 유목사회의 상호작용의 역사라 규정짓는지 그 의미를 충분히 헤아릴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보면, 조선의 건국세력은 국제성과 보편성을 갖는 교역 중심의 세계체제에 편입되기 보다는 농업중심의 자급자족적 明代(명대)의 경제사회 모델을 수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전통사회는 중국의 역사에서 처럼 사회변동의 역동성이 부족하다. 각각의 왕조가 대개 오백년 이상, 심지어 신라의 경우 천년 동안 도전 받지 않고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역사는 실패와 결함을 너무 오래 껴안고 정체하는 경향이 분명히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김씨 조선왕조'의 역사적 귀추 역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란 아래로부터의 격렬한 사회변동의 에너지가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민주주의 사회란 성숙한 시민계급이 탄탄히 형성되어 있을 때만 가능하다. 시민이란 선전선동에 휘둘리며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탐욕스런 정치가들의 어릿광대, 꼭두각시 역할을 하는 어리석은 군중이 아니다. 지난 몇 년 전부터 전개되기 시작한 한국사회의 정치적 흐름은 진정한 의미에서 한국사회의 시민계급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반증처럼 보인다. 아마도, 내가 이렇게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기 시작한 동기 역시 이와 같은 우리 사회의 퇴행적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다.


또, 이 책에서는 한일관계의 역사성에 대해 중요한 示唆(시사)를 던져준다.

麗蒙(여몽) 연합군이 일본 정벌을 시도했던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여몽연합군은 일본 남부에 두 차례 상륙을 해 일본군을 대파했지만, 결국 풍토병 등에 의해서 철수를 결정하고 또 그 철수 과정에서 태풍에 의해서 2회에 걸친 원정이 대실패로 끝나고 단념하게 된다.


7세기에 백촌강 전투에서 倭(왜)와 백제 연합군 2만8천 명은 나당 연합군에 대패하고 일본 열도로 완전히 철수한다. 이후 백제 왕실은 古土修復(고토수복)의 願望(원망)을 단념하고 일본에서의 국가 경영에 매진하게 된다.


13세기 두차례의 걸친 여몽연합군의 일본열도 침략 시도 후, 일본 사회는 사무라이 중심의 병영국가로 전환하게 된다고 잭 웨더포드는 쓰고 있다. 이 반작용으로 16세기말 임진왜란이 있었고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일제의 조선 강점과 중일전쟁이 있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동아시아의 관계사는 이렇게 通時的(통시적) 拮抗(길항)작용의 연속선상에서 파악할 때 훨씬 더 흥미로운 접근이 가능해지는 것 같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 하는 이유는 우리의 과거의 연구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들여다 보고 그 문제의 원인을 파악해 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함에 있을 것이다. 이때, 우리의 실패를 있는 그대로 파악해야만 올바른 문제해결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과거사의 아픔 때문에 그것을 감추려 회칠을 하기 시작하면 악순환에 빠져 타민족에게 짓밟히는 고통을 되풀이 하게 된다. 과거 80년대 마르크스가 주장했던 역사적 발전단계론에 우리 역사를 꿰어 맞추기 위해 '내재적 발전론'이라는 관점의 역사연구가 유행이었다. '조선사회에서 자본주의의 맹아'를 발견하기 위해 量案(양안;일종의 농지 등의 토지대장)을 중심으로 무리한 역사 연구가 있었다. '경영형 부농', 운운하는 주장이었는데 결국, 그 경영형 부농은 임금노동자가 아니라 '奴婢(노비)', 즉 노예경제의 산물이 아니었나 싶다.


이미, 일제 강점기 '김형석'이라고 하는 마르크스주의 역사가가 한국사회를 노비사회, 즉, 노예제 사회로 파악하고 越北(월북), 북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에서 부수상과 문화상을 역임한 이력이 있다. 그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북조선을 '신노예제사회'로 전환, 존속시키는 데 그의 학문적 전문성?을 크게 발휘한 것처럼 보인다. 남한에서도 80년대 이미 자본주의 맹아론을 뒤짚는, 경상도의 호적을 중심으로 노비사회에의 실증적 연구가 나왔지만 현재, 우리 사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비의 후손들은 자신들의 역사적 신분노출을 꺼려 명백하고 객관적 역사적 사실마저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이 가려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최근까지 세계화 시대를 살아왔고 미래 역사의 세계사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처럼 보인다. 현재의 셰계화는 서양사회가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세계화의 원조는 몽고를 중심으로 유라시아 대륙에서 선행했다는 알리바이?를 찾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인터넷과 아마존 서점을 뒤지다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미 국내에서 이 책이 처음 출간된 시기와 때를 맞춰 사계절에서 출판이 되었고 2017년에 채출간된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읽으면서 부분적으로 메모했던 내용들을 두서 없이 열거해 본다. 아마, 기억에 담아 두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은 징기스칸 생전의 중국 북방 유목민 세력 분포를 크게 몽골계, 여진계, 돌궐계로 나눌 수 있다. 모두가 다 우랄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민족들이다. 女眞(여진), Jurchen등 모두 이 민족을 부르는 음차식 표기에 해당하고 朝鮮(조선)이라는 명칭도 이 같은 음차의 다른 표기라 알고 있다. 여진족은 퉁구스 계 유목민으로 만주에 기반하고 있었던 세력이다. 또 Khitan, 契丹등으로 알려진 거란은 몽골인들과의 언어적 인종적 근친성이 가장 높은 유목민족이었다. 그리고 서쪽의 돌궐 또는 투루크 족이 있었다. 중국 북방의 유목민은 이렇게 크게 삼분화 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거란은 遼(요)를 세우고 여진은 청나라 이전에 金(금)을 세웠다. 여진은 크게 建州(건주),海西(해서),野人(야인)여진으로 분류한다.


The Tangut: 당나라 멸망 후 서하를 세웠다. 티벳 고원, 현재의 청해성의 남동쪽에서 발원한 민족이다. 아마도 商(상)나라를 멸망시킨 周(주)나라의 주축 세력이 아닌가 싶다. 


바투와 수보데이는 볼가강 유역의 현재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지역을 침공한다. 1238년 Riazan이라는 도시를 공략하는데 이때 Novogorod Chronicle은 최초로 몽골의 유럽의 도시 공략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몽골의 攻城戰(공성전)은 현대의 전투에서 처럼 먼저 포병이 집중적으로 포격을 한 다음 보병이 전장에 투입되는 것과 같은 현대적 전술의 원형처럼 보인다. 이 포병의 원조는 돌, 원유로 만든 불덩어리, 화약가루, 엄청난 煙霧(연무), 그 밖에 여러가지 파편 등을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이를 ‘드래곤’으로 연대기에는 묘사한다. 다시 말해 불을 뿜는 드래곤은 몽골의 유럽의 공성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목격된 이들 연대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처럼 보인다.


또, 히틀러의 Blitzkrieg역시 몽골의 유럽 침략과정에서 보여준 전술전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와 같이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며 서양사회가 몽골의 침략에 대해 얼마나 깊은 공포를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 위기의식에서 또 얼마나 切齒腐心(절치부심) 했는지를 알게 해준다.


몽골은 상대가 항복하지 않고 항전의 의지를 불태울 때 철저히 屠戮(도륙)을 하는 원칙을 세웠다. 그리고 이런 慘狀(참상)을 그대로 다른 도시에 전파하면서 그 공포와 두려움을 극대화 시키는 전략이었다. 몽골의 침략이 문명화된 지역에 대한 점령, 정복 활동이었다고 한다면 서양의 제국주의는 비문명, 저개발 지역에 대한 침략이었다고 구분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Weatherford, Jack. Genghis Khan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pp. 224-225). Crown. Kindle Edition. 


1240년 영국의 Hertfordshire의 성 알반스 수도원, 베네딕토회 수도사 마태오 파리스는 서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몽골 침략자에 대한 연대기를 남긴다. 

Weatherford, Jack. Genghis Khan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p. 227). Crown. Kindle Edition. 


헝거리,폴랜드 평원에서의 전투로 인해 유럽의 만천명에 해당하는 騎士(기사)들이 몰살되면서 유럽의 봉건제가 붕괴되는 단초를 제공하게 되었다.

Weatherford, Jack. Genghis Khan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p. 236). Crown. Kindle Edition. 


몽케의 와이프는 네스토리우스 기독교도였다. 프란치스코 수도회 프랑스의 公使(공사) 루브루크의 윌리암이 몽케 궁정에서 미사를 했던 사실과 기독교, 이슬람, 불교의 논쟁에 관한 기록을 소개…. 세 종교가 다양한 신학적 주제에 대해 토론으로 경쟁하는 광경을 묘사한다.

Weatherford, Jack. Genghis Khan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p. 256). Crown. Kindle Edition. 


역사상 처음으로 은본위제의 통화시스템이 몽골제국에 의해서 탄생되었다. 최초의 지폐가 징기스칸에 의해 발행되었고 몽케 칸에 의해서 지폐 남발의 위험성을 파악, 통화 전담 부서를 만들고 Sukeh라고 하는 은본위 통화단위에 기반, 통화 단위를 500개로 세분 각각의 지역 통화에 연계된 통화시스템을 만든다. 그리고, 현물 위주의 재정을 화폐로 전환시킨다. [明(명)은 財政(재정)을 다시 현물 중심으로 바꾼다]


결국, 근대의 출현은 몽골제국의 출현과 매우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서양의 근대를 준비시키고 촉발시키는 물질적 정신적 자산을 축적해낸 역사였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그리고 몽골제국이 송나라와 아랍 원정에 치중했던 것은 러시아와 동유럽 원정에서의 보상이 작았기 때문이 분명한 것처럼 보인다. 러시아, 폴란드 등에 침략을 통한 전리품의 양과 질이 이슬람 문명권과 중국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Weatherford, Jack. Genghis Khan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pp. 262-264). Crown. Kindle Edition. 


대포, 미사일, 화약 등은 모두 몽골의 아랍 또는 유럽 정벌의 유산이다. 元朝(원조)를 몰아낸 명대의 주원장과 그의 후손들은 몽골의 중상주의적 세계제국의 유산을 모두 지워 버린다.

Weatherford, Jack. Genghis Khan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pp. 271-272). Crown. Kindle Edition. 


간간이 고려에 대해 언급할 때 마다 내가 우리 역사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인지 저자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인지 하는 혼동이 올 때가 있었다. 몽고의 고려 침략 이전에 고려 사회가 상당히 분열되어 있었고 오히려 몽골의 침략으로 고려가 단일화되고 중앙집권화 되었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Weatherford, Jack. Genghis Khan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p. 311). Crown. Kindle Edition. 


중국이나 유럽이나 상인의 사회적 지위는 대단히 낮았다. 그러나, 몽고는 특히 전통적 사회 질서에 대한 혁명적 파괴를 시도한다.

Weatherford, Jack. Genghis Khan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pp. 327-328). Crown. Kindle Edition. 


특별히 주문된 성모상과 성자가 새겨진 상아 조각을 유럽에 수출했다는 기록을 남긴다. 13세기 팍스 몽골리아는 21세기의 세계화의 원조, 시조라 할 수 있다.

Weatherford, Jack. Genghis Khan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p. 328). Crown. Kindle Edition. 


몽골제국이 최초의 보편문화 내지는 세계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같은 세계 문화global culture는 몽골제국의 멸망후에도 계속된다. 자유무역, open communication, 지식의 교류, 세속정치secular politics, 여러 종교의 공존, 국제법, 외교관의 면책특권 등이 모두 몽골제국이 근대 서구사회에 남긴 유산이다. 

Weatherford, Jack. Genghis Khan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pp. 338-339). Crown. Kindle Edition. 


몽고제국은 중국, 페르시아, 아랍 그리고 기독교 세계의 장점들을 모두 흡수해서 전세계로 전파시켰다. 농작물, 농업기술, 과학기술, 수학, 달력과, 천문학 등 특히, 유럽의 대항해 시대를 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나침반, 화약, 종이 등의 유럽 전파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몽고인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문명이 없었기 때문에 ‘偏見(편견)’이 없었다. 이같은 전략은 향후 '한국'의 대세계 전략에도 좋은 참고가 될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중국의 사대부들, 즉 기득권 세력에 대한 신랄하고 적나라한 비판이다. 유학자들을 창녀보다 못하고 거지보다는 그래도 나은 신분으로 격하시켰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사대부 계층에 대한 허세와 허위의식에 대한 혐오감에 다른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이들은 엔지니어, 번역가들과 같은 대단히 실용적인 직업군의 사람들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 굳이 성적 위안과 지적 허풍의 무게를 계량하자면 그렇게 어려운 문제도 아닐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개발시대의 주도세력이 실용주의 우선과 테크노크라트에 대한 우대를 하고 주자학적 전통을 잇는 좌파 지식인들에 대해서는 깊은 경멸을 보였던 것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것 같아 매우 흥미로웠다.


몽고제국의 몰락은 '페스트'라고 하는 팬데믹이 결정적이었다. 최근의 코로나 팬데믹은 그 데자뷰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보면, 인터넷에서 횡행하던 팬데믹 등에 대한 음모론에 일면 솔깃해질 수 밖에 없는 역사적 緣由연유를 발견한다.] 驛站(역참)과 같은 제국을 떠받치는 인프라가 무너지고 교역이 중단되면서 각각의 칸국들간의 유기적 관계도 단절되며 고립되어 갔다. 쿠빌라이 세조 시절의 한족에 대한 포용과 관용을 잃어 버리고 원조 황실은 한족에 대한 수탈과 억압의 강도를 높인다. 기독교, 이슬람교를 대신해 황실의 지배적 종교가 된 라마 불교는 자신감을 잃은 황실에 亂交(난교)와 混淫(혼음)을 통해 생기를 되찾으려 하며 인심을 잃어 간다.


몽골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사회에 대한 바이어스(bias)와 蔑視(멸시)는 18세기 프랑스의 몽테스키외, 볼테르 같은 계몽주의 지식인들에 의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때부터 유럽은 아시아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서구가 아시아 특히 동아시아에 대해 갖고 있는 우월감은 이들 계몽주의자들로부터 확대재생산되기 시작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간과 공간을 縱橫無盡(종횡무진)으로 누비는 듯한 감정에 다다를 수 있었다. 이것은 지난 번 오구라 키조오의 ‘주자학과 양명학’을 읽을 때 언급했던 豁然貫通(활연관통)했던 것과 같은 유사체험은 아닌가 하는 주제넘은 감상도 가져 보았다.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는데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가 관찰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讀書(독서)는 사물과 현상을 일면으로만 바라보지 않을 수 있게 되는 신중함과 겸손을 배우게 해준다. 그래서 ‘판단’과 ‘행동’에 경솔함을 줄여주고 궁극적으로 자기 신뢰를 증폭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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